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달러 원 환율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1,380원대에서는 결제수요 유입과 역내 달러 공급 부족으로 환율 하단이 지지되는 양상입니다. 특히 미국의 QCEW 고용조정 발표를 앞두고 비농업 고용 수치가 과대 집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추가 하락 전망도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달러 약세가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복합적인 구조를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글로벌 약달러 흐름에도 하락이 제한되는 달러 원 환율의 배경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 원 환율은 약달러 기조에도 불구하고 쉽게 하락하지 않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일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에 따라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서 환율이 하락 개장했으며, 장중 한때 1,387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달러가 반등하면서 환율은 1,393원까지 상승했고, 다시 수출 네고 물량이 유입되며 상승이 제한되는 등 복잡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결제수요가 하단을 지지하면서 환율은 1,390.6원으로 정규장을 마감했고, 야간장에서는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로 인해 1,387원까지 다시 하락 마감했습니다. 역외 NDF 시장에서는 5원 가까이 하락하며 1,383.40원에 최종 호가되었지만, 실제 국내 시장에서는 그만큼 빠지지 않고 하단을 지키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달러 원 환율이 글로벌 약달러 흐름에도 불구하고 하방 경직성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구조 때문입니다. 우선 결제 수요가 1,380원대에 유입되면서 하단을 받치고 있는 점이 중요합니다. 특히 달러 공급 측면에서 부족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시장에서는 단순한 달러 약세가 환율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 수입기업들의 달러 결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수출기업들은 여전히 외화 보유 성향을 유지하고 있어 달러 유동성이 제약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 환율이 쉽게 하락하지 못하고 일정 수준에서 지지를 받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 시장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간밤의 글로벌 달러 약세와 역외 환율 하락을 반영해 1,380원대 중반에서 하락 개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380원을 하회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수입 결제 수요와 국내 시장 내 달러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지금 단순한 약달러 환경이 아닌, 국내 외환시장 내 수급 밸런스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흐름을 해석할 때는 글로벌 요인 외에도 역내 요인을 함께 고려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연준 인하 기대가 시장에 미친 영향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함께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달러화에 약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의 8월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를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FedWatch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9월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6%로 반영하고 있으며, 연내 세 차례 인하 가능성은 7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스의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유로화가 강세로 전환되었고, 이는 다시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프랑스 하원에서는 정부 신임 투표에서 반대표가 다수를 차지하며 총리 불신임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후임 총리를 조속히 임명할 것이라 밝혀 정치적 공백에 대한 우려를 빠르게 진화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안정 기대감은 유로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유로 달러 환율은 0.40% 급등하는 강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뉴욕 연은이 발표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20%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단기 고용시장에 대한 기대는 크게 악화됐습니다. 3개월 이내 구직 기대 비중은 44.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채권 및 주식시장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기반으로 강세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는 전 구간에서 하락했고, 주식시장 역시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달러 약세로 이어지며 원화 강세를 유도하는 외부 환경을 형성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앞서 언급한 수급 구조의 영향으로 인해 환율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글로벌은 약달러지만 한국은 그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현실에 직면해 있는 셈입니다.
주목해야 할 고용 통계: QCEW 발표와 NFP 과대 집계 가능성
오늘 밤 미국 노동부는 분기별 고용 및 임금조사인 QCEW(Quarterly Census of Employment and Wages)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고용통계를 넘어,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NFP)의 신뢰도를 재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 자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2025년 1분기 수치가 공개되며, 이를 기반으로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의 비농업 고용 조정치가 함께 제공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면, 2024년 말 QCEW 고용자 수는 3월 말 대비 약 245.4만 명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NFP는 331.1만 명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이 차이를 월별로 환산하면, NFP가 약 7만 명 정도 과대 집계된 것으로 추정되며, 총 86만 명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과대 집계는 BLS(미국 노동통계국)의 창업-폐업 모델(Birth-Death Model) 한계에서 비롯됩니다.
이 모델은 QCEW의 사업체 수 통계를 기반으로 고용 추정을 하게 되는데, 팬데믹 이후 11개 분기 연속으로 사업체 수가 하향 조정되면서 창업보다 폐업이 더 많았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는 고용시장의 실제 흐름이 NFP 통계보다 훨씬 부진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향후 발표될 조정치가 대폭 하향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만약 NFP가 과대 집계되었고, 조정 결과 대폭 하향된다면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동시에 외환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고용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 압력이 가중된 상황에서, 고용 신뢰도가 흔들리게 된다면 환율은 단기적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작동할 수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QCEW는 단순한 통계 발표가 아닌, 환율과 금리, 통화정책의 방향성까지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변수이며, 오늘 저녁 발표 이후 외환시장의 움직임은 다시 한번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